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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시스템 트레이더 되기

by 별나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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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아득히 멀듯이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도 아득히 멀다

 

이 시장에 진입한 것도

이제 어언 10년이 되었는데

 

이제까지를 복기해보면

나는 결코 보는 눈은 나쁘지 않았으되

참고 견디는 인내심과 담력이 상당히 부족했으며,

나 스스로의 판단을 잘 믿지 못하고

빠르게 시장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기를 원했다.

 

냉철한 머리보다는 빠른 손놀림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으며,

점차 숫자에 둔감해졌다.

 

이 말을 한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잃었다"

 

*

 

그렇게 먼 길을 돌아와 생각해보니

나는 손은 나빴을지언정 눈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허생처럼 비록 돈은 벌지 못하였으되 (물론 그도 마음을 먹은 이후에는 많이 벌었다)

차트는 꽤 본 것 같았다.

 

하여,

나의 단점을 보완해줄 방식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을 시작하기로 했다.

 

*

 

2020년 11월, 시스템 트레이딩계에 발을 들이기로 결심

2020년 12월, 사용 툴과 배경조사

2021년 1월, 전략 개발 및 모의매매 검증 시작

2021년 2월, 필드 실매매 시작 후 패퇴

2021년 3월, 전략 보완점 및 조정 후 다시 시장으로 나옴

 

*

 

사실 나에게 트레이딩이란

돈을 버는 수단보다는 게임에 가까웠다.

(막상 나는 크게 돈 욕심이 없다)

 

어떤 게임이냐 하면,

일종의 예측 게임의 성격에 가까웠다.

1분, 5분, 15분, 30분, 때로는 240분이나 내일

그런데 막상 시장은 나의 예측대로 잘 움직이지 않았고,

나는 그때마다 좌절했다.

 

물론,

예측대로 된 적도 많았지만

예측보다는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더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런 게임에

생각보다 초기에 꽤 많은 돈을 (물론 나의 기준이지만)

아낌없이 투자한 것에 대하여,

이제와서 뒤늦은 후회도 드는 감은 있다.

 

그러나 그 또한 나의 업보이고,

동시에 본전에 대한 강한 열망은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나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세상에, 무조건적으로 나쁜건 좀체 없다.

 

*

 

이제 다시 시장에 나왔다.

물론 며칠 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백테스팅은 사실 하지 않았다.

 

데이터 중심주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찌보면 아날로그적이고, 어찌보면 유치하고 비논리적이라 비판받을

지난 차트의 흔적 속에서 나의 진입 포지션을 찾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확인하고,

당시 시장의 상황과 무관하게

개별 종목에 발을 담근 사람으로서

내 포지션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만 고민했다.

 

어차피 나의 로직은 매우 간단하고,

누구나 들으면 너무나 당연한 논리들로만 채워져 있다

상승을 노리기에 적합한 지점

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무수한 위험요소 중에,

그래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위험요인이 작은 지점

그곳을 공략하기로 했다.

 

아마,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잘 되기를 기대한다.

 

장이 박살나는 날에는 청산 당하지 않기를,

장이 오르는 날에는 조금이나마 본전을 찾기를.

 

오르기 보다는 많이 내리지 않기를,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잘게잘게 끊어서

소액이나마 매일 수익을 실현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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