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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썼던 글들

파랑새는 항상 가까이에...

by 별나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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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검색식이라는

궁극의 극의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아요.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저는 감히 그것이 불가능하다 생각해요.

 

시세는 생각보다 많은 것에 영향을 받지요.

거래자들의 의향, 외부환경, 다른 나라의 시세, 정책...

 

이를테면 상한가를 단단히 걸어잠근 어떠한 종목도

서브프라임이나 IMF가 현실에 재현된다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봐요.

 

다시 말해서 검색식이든, 스크립트든,

그것은 '오를 가능성이 내릴 가능성보다 많은 자리'를 찾기 위한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진입은 예측이자 확률론의 영역이지요.

 

이 자리에 들어가면, 아마도 오를 확률이 더 커!

 

*

 

사실 검색식 자체가 그렇게 의미 있는 것이라면

굳이 자동매매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냥 잠깐 화장실 갔을 때 사고, 하루든 이틀이든 기다리기만 하면 될텐데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자동매매의 강점은 '대응'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 자리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규칙에 따라

추가매수를 하든, 손절을 하든, 시세를 따라가든 할 수 있고

사람이 일일이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여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시세를 냉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거래자 본인의 심리적인 잡음을 제거할 수 있지요.

 

좀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자동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매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고

검색식은 조금 더 유리한 자리를 찾아주는 정도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봐요.

(심지어 어떠한 포지션에 진입하든, 청산 로직만 잘 설계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그러므로 자동매매를 하는 시스템 트레이더는

이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매매로직을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그리고 저도 손매매하던 시절에 자주 느꼈던 보편적 진실은 보통 이러하죠.

 

검색식에 5개가 떠서 그 중 한개를 샀는데, 내꺼만 지지부진하고 다른건 다 올랐다.

그래서 내껄 버리고 다른걸 샀는데, 내가 산건 떨어지고 내가 판게 오르더라~

 

그렇다면 거꾸로 생각해보면, 

5개를 다 샀으면 4개가 올랐을 것이고 나머지 1개도 나중에는 올랐겠죠?

 

거래자가 직접 거래를 한다면 보통 가장 힘이 좋아보이는 종목 한개를 골라요.

왜냐하면 사람이 5개 종목을 동시에 모니터링 하기 어렵죠.

하지만 시스템은 인간적인 제한이 없으니, 시스템 매매자들은 포트폴리오 매매를 통해 중간값을 노리는게 상대적으로 유리하죠.

 

수익이 희석되는게 아니냐!

10퍼센트 먹을거 2퍼센트 먹는 효과 밖에 없다!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도 왕왕 있는데...

거꾸로 이야기하면 10퍼센트 잃을 것도 2퍼센트만 잃는 효과도 있는 셈이라고 봐요.

 

왜 주식판에 들어오면 모두들 공격적인 매매를 지향하는 분이 많을까요?

XX투자자문에서 내일 상한가~ 문자가 계속 와서 그럴까요?

 

*

 

별 것 아닌 이야기로 너무 돌아온 것 같은데,

수익 나는 검색식...중요하죠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이 돌리고 있는 검색식 중에서 

막상 연구해보면 정작 수익이 어떻게 해도 안나는 검색식은 별로 없을거라는게 제 생각이예요.

몇 퍼센트 더 버냐, 덜 버냐의 차이는 있을수도 있지만

대부분 이미 가지고 계신 검색식으로 수익내실 수 있어요.

 

절대반지 같은 검색식을 찾는 것 보다는

나의 검색식에 어울리는 진입과 청산의 로직을 찾는게 더 효율적인 것 같아요.

 

검색식 저도 10년동안 한 400개 가까이 만들어봤는데요.

결국 돌이켜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기존 전략의 변형의 변형의 개선의 변형의 변형의 개선 정도인거 같아요.

가끔은 맨 처음 것으로 돌아가서 '아니 이런게 있었네...이걸 왜 내가 버렸지?' 싶은 것도 있구요.

 

그러다가 점점 어느 순간부터 볼밴, RSI, MACD, 스토캐스틱, CCI, 엔벨로프 같은걸 안쓰게 되고

막상 지금 사용하거나 테스트 중인 검색식들은 진입 타점을 가늠하는 조건은 딱 세 줄 정도밖에 안되는거 같아요.

한 때는 조건 20개씩 꽉꽉 채워도 모자란다 생각한 적도 많았는데...

 

*

 

이를테면 나는 급등주를 사랑하지만 가급적 손해를 안보기로 결심했다치면,

막말로 볼밴상단에서 돌파할 때 진입하는 용감한 매매자라도 가능한 방법이 있겠죠.

 

비중을 1/3로 쪼개서 

상단 볼밴을 돌파할 때 한번 진입하고,

볼밴 중심선에서 한번 진입하고,

하단 볼밴에서 한번 진입하면 돼요.

 

그러면 나의 평단은 대략 볼밴 중심선 인근이 되고,

주가는 95%의 확률로 볼린저밴드 내에서 움직이니까 5%의 확률로 적절히 손절을 하면 되겠죠.

이것만으로도 95%의 승률을 가진 트레이더가 될 수 있어요!

 

물론 볼린저밴드 자체가 동적 지표이므로 시세에 따라 같이 하락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요.

 

**

 

너무 돌아왔는데요,

드리고 싶은 말씀은 수익 내는 검색식에 너무 집착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거예요.

한분 한분 검색식을 공개하시지는 않고,

저 역시 사실 마찬가지 심정이니까 직접 확인하는건 어렵겠지만

대부분 검색식의 문제로 수익 못내시는건 아닐거라 생각해요.

 

주식은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듯,

검색식의 예측으로 진입을 한 순간 이후로는

적절히 '대응'하게 해주는 매수매도와 청산의 로직에 대해서 좀 더 활발하게 논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승률 낮다고 돈 못 버는거 아니잖아요!

100원짜리 19개 손절하고 5천원짜리 1개 성공하면 승률 5%지만 3100원 수익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봐요.

 

현재 전진 테스트 중인 로직으로 오늘 매매한 결과를 공유하고 하던 일을 마무리하러 갈게요.

글 재주가 없어서 짧은 글을 길게 썼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